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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쳇바퀴에서 탈출

둥글레123 2007. 8. 25. 00:00





성가스럽도록 들여붙는 찐득거림을 벗어나고자 무작정 떠났다.

조용히 휴가를 보내려던 계획에서 저녁 굶은 시엄니 심술마냥 변덕이 생긴 것이었다.

물한병과 세면 도구만 챙겨들고  자동차에 오르니 안과 밖의 차이가 극과 극이다.

누굴 탓하랴?

나도 한몫하고 그대도 한몫한것을...

지금 이 지구는 몸살을 앓고 있는데.....

이어지는 자동차 행렬은 꼬리에 꼬리를 문다.

언제 부턴가 자동차 없이는 엉덩이 조차 꿈쩍 않으려고 하니.....

개구리 올챙이 적 생각 못하는 것은 나 뿐일까?

차없이도 작은 아이 업고 큰아이 손잡고 산으로 들로 그리고 시댁으로 부지런히 쫓아다녔건만...

이젠 눈 치켜 뜨고 콧대 세우면서 자동차로 모시지 않으면 시장조차 가지 않으려 한다.

한곳에 집중하면 옆도 뒤도 보지 못하는 눈썰미을 짐작한지라 ,

운전을 배우겠다하면 손을 휘휘 내저어  못하게 하니,

이래 저래 귀부인 모시듯 해야 하는 남편에게 쬐끔 미안하기도 하다.

이럴땐 재주없음도 신관 한번 늘어지는 팔자가 된다.

뒷자석에 버티고 앉아 딸아이와 우아하게 커피를 나눠 마셔댄다.

가끔 끼어드는 얌체 족속을 피하려다,급 제동을 거는  기사(??)에게 불평도 늘어 놓으며  365일 백조인 나의 휴가가 되었다.(ㅋㅋㅋ)

운전 경력이 늘어나는 만큼 입담도 세어 진다는데,  이제까지 운전하면서 화를 내는 모습을 보지 못하였으니 좋은 사람임에 틀림이 없다.( 혹 , 읽어 볼까 대비하여....)

이글거리는 태양이 무섭다. 내리쬐이는 햇살을 그대로 맞으며 땅끝마을의 전망대에 올라 남해를 내려다 보았다. 조용히 떠있는 배들..... 그림같이 예쁜 섬들....

삼면이 산으로 둘러쌓였던 내고향과는사뭇 다르다.

저 산 너머 남촌에는 누가 살길레..를 꿈꾸며 살았던 그때

내 또래의 여기의 아이들은 저 섬의 비밀을 알고자 꿈의 나래를 펼쳤을까?

다산 정 약용의 귀양지에도 들렸다. 지금에야 공기 좋고 물좋은  조용한 곳이지만 그옛날 이 깊은 산중에서 불의에 굴하지 않으려고 모진 외로움과 정치의 비정함에 홀로 싸웠으리라.

그 고통을 기회로 삼고서 , 사도 신경을 외우며 실학의 대가로서 유배 18년간을 학문에 몰두하였고,

이길을 오르내리며 만인을 위해 훌륭한 책들을 펴냈으니,그분의 삶은 믿음으로 인해  헛되지 않고  더욱 빛나리라.

막내가 체험 학습차 옛 모습을 재현하는 모습이 사뭇 진지하다.

천주교를 이땅에 뿌리 내리기 위해 땀흘린 선교자들이시기에 느끼는 감동이 남다르다.

숙연해 지는 마음에 더위조차 잊는다.

주님! 선조들의 얼을 본받아 선교로 꽃피워 이땅에 주님의 나라를 세우소서. 아멘.

 

출처 : 황성성당
글쓴이 : 마리아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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