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동그라미
가을이 다 가기 전에 우린 보문 단지을 다녀와야 했다.
마음이 급하여 긴급 모집,
5명이 다녀왔다.
작년에 왔던 각설이가 아닌 올봄에 왔던 자칭 분위기파,
갈대가 흐느끼는 풍경을 뒤로 잡고 쓸쓸한 미소을 띄우니, 분위기가 그저 꽝이다.
이 세월의 흐름을 뉘라서 붙잡을꼬?
마음은 꽃밭에 있으나, 해맑던 그 웃음 어디로 사라지고
사진속의 낮선 얼굴을 그 누구에게 하소연 할까나.
싱그럽던 여름 , 풀향기 짙게 풍기던 그 어느날,산속 개울가에서 발담그던 기억
몸서리 치도록 시원한 그 느낌, 아직 피부에 남아 있는데, 길가의 나무들은 겨울을 준비하고 있었다.
긴 겨울을 보내기 위해 최대한의 방어를 준비하는 그들,
잎들은 모두 지게하고,추위에 이겨 내기 위해 스스로의 군더더기를 벗겨 내는 자연의 이치
그러나 사람만큼은 미련하여, 그 욕심 때문에 버리지 못하고 모든걸 어깨에 짊어지고 있다.
내가 버려야 할것......
과거에 얽매인 발전적이지 못한 생각들...
욕심때문에 생긴 집착.....
정에 얽매인 미련.....
소심함으로 생긴 오해....
과감하지 못하는 결정.....
끝도 없다. 이로 인해 나 스스로의 속박에서 얼마나 몸부림 치고 있는지....
자연을 닮고 싶다.
하느님이 만드신 자연속의 피조물의 하나임을
나 깨닫고 자연속에서 자연스레 살고 싶다.
마음을 나눌 벗들과 함께 그렇게 우린 가을 따뜻한 햇살을 받으면서 보문에서 보냈다.
오랫만에 타서 그런지,자전거가 몸에 익숙치 않은 새 자전거라서 그런지 위기 일발의 순간들을
하도 많이 연출하여 보는 이로 하여금 가슴을 조이게 하였다. 미안......
마지막에는 과감히 넘어져서 얼굴에 상처를 내고 말았다.
결국에는 피를 보고야 마는 부주의로 하느님께서도 나 몰라라 하셨는지....
아무도 달래 주지도 않았다.
거울을 쳐다 보며.... 아 저 상처가 별로 신경쓰이지 않으니 정말 나도 늙었는가봐.....
한창 일때는 부끄러워 밖에도 못나간다고 끙끙거릴 얼굴의 상처인데....
없어질려 면 일주일은 가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