둥글레123 2022. 12. 3. 12:34

잊고 간 꽃다발~~
쑥스러움인가?
민망함인가?
며칠간 주인 없는 꽃은 시들어가고 있었다
혹여 찾기라도 할세라
기다렸지만 오지 않았던 그녀~
시든 잎 떼어내고 가망 없는 꽃봉오리 떨구고 남은 몇 봉우리 품고 와서 꽃병에 꽂아본다
꽁꽁 언 긴긴 동지 밤 지나고 창 너머 햇살 길게 드리운 오후 드뎌 5 꽃송이 환하게 피어났다
물 한 모금에 생기 돋아나듯 우리도 살아가면서 복음 한
말씀에 용기를 얻곤 한다 초여름 장마 같지 않았던 뇌성 번개 번뜩이던 그 긴 밤
이 밤이 고비라 하던 의사 말 한마디에 오직 기도만이 할 수 있는 게 다였다
파수꾼이 새벽을 기다리듯~~
동이 터오면 살 수 있다는 희망으로 ~ 그땐 그 믿음으로
기도했고 미명과 함께 천둥의 요란함도 사무엘의 거친 호흡도 사라졌다
이 또한 지나갔고 겪었기에
순종하며 사는 요즘이 편안하다
심지어 두 번째 겪은 오진한 암 선고에도
그래 주님이 데려가신다면~~
하고 담담해했으니까~~ㅠ
사무엘이 그대로 받아들여
처음엔 지적장애도 있는가 걱정도 했었다
그러나 나보다 기억력이 좋아 나를 깨우쳐주지만
첫 음이 발성이 안되어 우린 스무고개로 대화한다
이 또한
퇴직 후 잔소리꾼이 된 남편
흉보는 친구들의 대열에
안 끼는 게 다행(?)이다~~ㅎ
사무엘은
생각과 말과 행위로 지은 죄가 없는 것 같다
순진한 어린아이처럼
몸이 장애로 불편하지만
보속 하듯 담담히 받아들이니~
이건 순전히 내 생각이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