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유증

시댁은 큰집
즉12대 주손이다
친정어머니는 외가댁 38대종녀이다
셋째아들인 아버지께 출가했으나
큰집 가까이 살아 서열이 꼴찌여서 딸이 종부로 시집가는걸 말리지 않았다
멋모르고 시집온 뒤 3년만에
제사를 물려받았다
우리시어머님의 빠른 두뇌회전으로 울며 겨자먹기로 억지 효부가 되었다
박봉의 월급과 줄줄이 태어난 3남매~~
지난 시절이지만 무모한 용기로 견디어 왔나싶다
각설하고 그 시대엔 또 그렇게 살았다
건강한 육체와 건강한 정신(?)으로 울고 웃으며
동서끼리 시댁 흉보는 재미
이웃끼리 남편 흉보는 재미
친정가서 시누이 얄미움
고발하기 등등~~
이젠 산 넘어 산ᆢᆢ
몸도 마음도 기진하다
제사횟수도 줄어들고 제관수도 줄어들어 명절에도
돈만 들고 나가 사면되는 시대에 살지만 몸이 알아차리고 탈이난다
잇몸이 들썩이고 부르튼다
지나고 나면 몸살이 난다
호호하하 웃으며 명절에 여행가는 족속들이 부러워
속이 뒤틀린다.
우아한 성당 형님들 고통은 은총이라고 감사하자는 소리도 벨이 꼬인다
이렇게 속을 글로 뱉으니
조금은 시원하다
이젠 어른은 안계시나 평생 해온 관습과 예의범절을 바꾸는게 쉽지않다
시동생과 시누이들이 먼저 의견을 제시하지 않는 이상
그들과의 관계에 이상이 생기는게 싫어서다
이것도 성격상~~
내가 좀 참고 내가 좀 속고
라는 생전 시부님의 세뇌덕분이다.
자신들은 안하면서 자식들이 하기를 바라는 어불성설인 바람도 시댁가풍이다
단,남들에게는 하셨다
실속없다고 어리석음 이라고
수없이 되뇌었지만
그 상황에선 내가 굴러들어온 돌이었다
땅바닥이 울퉁불퉁 하다고 투덜거리지 말고 슬리퍼를 신어라는 격언도 있다
투덜이가 되지말고 헤치고 나가던 신발을 신든 결정하자
아자아자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