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올 주님!
저의 마음 어루 만져 주시고자 기회를 주신 주님의 섭리에
저 오롯한 마음으로 감사드립니다.
모든 일이 서로 작용하여 좋은 결과를 이룬다고 하신 말씀, 겸허히 받아드리며,
때론 순명하는 것이 저로 하여금 한계점을 느꼈을때,
오늘의 순간을 생각하며, 주님의 권능에 두려움 없이 의지하겠나이다.
이 기쁨의 선택을 두고두고 행복해 할 것입니다.
주님! 찬미와 영광 주님께 드리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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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경주 6개 본당 체육회가 있는 날이다.
출석율은 저조하였지만 모두 한마음으로 일치하니 우리 황성이 1등을 하였다.
으레 이런 잔칫날에는 행운권 당첨이 있다.
필체가 졸필인지라 정성껏 써 내 보지만 추첨자의 눈엔 영 밖에 났는지라 매번 부르다 부르다 못 부른 이름이 되고 만다.
오! 그리운 나의 이름이여, 이젠 이름조차 잊혀진 빛바랜 앨범속의 낯선 얼굴일까?
정답게 부르는 호명에 뛰어나가, 받아 오는 플라스틱 바가지도 부럽고, 눈조차 튀어나올 만큼 물먹는 하마도 탐나고,옹기 종기 반찬그릇도 부럽다 못해 슬며시 시선을 내리깐다.
난 이렇게 샘이 많으니 행운이 멀리하는 수밖에.... 주님께선 다 비우라고 하셨는데.....
이렇게 물질에 약하니...그래도 받아 오는 교우가 부럽다.
빈손으로 돌아서는 내 심사를 어이할꼬?
점점 상품은 바닥이 나고... 내 마음도 비워지는 만큼... 그래 오늘의 즐거움으로 채우자.
같이 손뼉 쳐 주고 기뻐해 주고 ...덕담도 해 주고....
마지막 1등은 딤채란다. 그건 나와는 무관해... 난 플라스틱 바가지라도 얻는 행운이면 만족이야... 이런 마음인지라 맥놓고 있었다.
황성이라는 본당이름이 호명되자, 야! 하고 환성소리 울린다.
띄엄띄엄 불리는 이름, 그건 바로 오랜만에 들어 보는 내 이름이었다.
누가 등을 떼어민다.
얼떨결에 밀려나갔다. 소감을 말하란다.
내 평생에 소감을 물어본자가 있었던가?
꿈만같아요...이랬던것 같다.
상품앞에 서란다. 집채만한 딤채가 떡 버티고 서있다.
앞에서 포즈를 취하란다.... 오. 좀 찍어 바를걸... 어젯밤엔 꿈도 안꾸었는데...이건 왠 횡재란말인가? 이럴때를 대비하여 멋있게 연습을 하는 건데... 아, 아쉽다. 멋있게 우아하게 하지 못한것이....
어쨌던 딤채는 나의 모가지에 비해 너무나 컸다. 이고 가지도, 지고 가지도 못하게.....
나쁜 머리 굴러봤자 도로묵이고, 가장의 의견을 물은 뒤, 결정을 내렸다.
비록 빈손으로 돌아 왔지만, 교우들의 축하는 들기에도 버거워 머리에 이고, 어깨에 메고, 그리고 가슴에 한아름 안았다.
너무나 기쁘다.
성가대 회식때 주와 함께 할 때 처럼 자꾸만 웃음이 나왔다. 이름이 백세주였던가?
호호,히힛, 낄낄낄, 하하하,........
함께 기뻐한 교우들에게도 행복한 시간이 되길....
그리고 함께 하지 못한 모든 이들에게도 행운이 함께 하기를 기도 드린다.
후기 ; 1등으로 받은 딤채를
너무 무거워 성당에 기증 했는데 신부님께서 신자에게 10만원(?) 팔았다고함~~ㅠㅠㅠ
누구에겐가 필요했음 (?) 다행이라하긴 내 마음이
많이 아쉬웠음
